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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례식

금빛파도 2020. 3. 17. 02:14

미국에 살다 보면 경조사에 갈 일이 생기게 되는데 오늘은 제가 참석한 장례식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장례식 문화에 대해서 글을 써 볼까 해요. 미국에는 다인종이 살다 보니 인종, 종교, 문화에 따라서 서로 다른 장례식 문화를 보여주곤 해요. 저는 총 2번의 장례식에 참석해 보았는데 첫 번째는 교회 장례식, 두 번째는 일반 장례식장에서 행한 장례식이었어요. 미국의 경우, 고인의 죽은 후 약 일주일 후에 장례식이 치러져요. 장례식장 분위기는 그리 슬프거나 하지 않고 고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분위기에요. 고인에 대한 애도를 하되 그 누구도 곡을 하거나 서럽게 큰 소리를 내면서 울지는 않아요. 물론 장례식 행사 중간중간에 눈물을 훔치는 지인들은 있어요. 처음 미국인의 장례식장에 가면 어떤 말을 해야 하나 긴장하게 되는데, 일단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I am so sorry for your loss.") 정도의 위로의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미국의 장례식은 우리나라처럼 식이 다 끝나고 육개장이나 식사를 주지는 않아요.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1) 미국 교회(장로회) 장례식

장례식은 토요일 오전 11시에 교회에서 행해졌고, 영국계 미국인의 장례식이었어요. 장례식은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되었어요. 제가 참석한 장례식의 경우, 약 100명이 넘는 참석자가 있었고,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특별히 상주가 문 앞에서 안내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가면 가족들/친지들이 서 있고 방문객들을 맞았어요. 상복의 경우 참석자나 가족들 모두 검은색을 입는 것이 원칙이나 요즘은 많이들 변하는 추세라고 하네요. 제가 참석한 장례식의 경우 고인의 딸들 모두 파란색 원피스를 입었고, 그 이유는 고인이 밝은 색이나 파란색을 좋아해서 고인에 대한 애도로 파란색 옷을 입었다고 하더라고요. 남성의 경우, 어두운색 양복(재킷 필수)을 입으면 돼요. 부조금은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고, 고인의 뜻에 따라 고인이 지정한 자선단체에 부조금을 기부하면 되었어요. 고인이 원할 경우, 장례식장으로 꽃을 보낼 수도 있지만, 이 장례식의 경우 조화는 받지 않았어요.  

11시에 장례식이 시작될 무렵이 되면 예배당 바깥쪽에 서 있던 참석자, 가족 모두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서 착석했어요. 장례식이 시작되면 목사님의 말씀이 있고, 그 뒤로 가족(손자/손녀/사위/딸/아들/고인의 형제/자매) 등이 각자 정해진 순서대로 앞으로 나와서 성경 구절을 읽고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 했어요. 이때 직계 가족은 모두 예배당 맨 앞 줄에 앉았어요. 한 시간 정도의 장례식 동안 찬송가는 직계 가족의 짧은 연설 중간중간 3번 정도 부르고, 마지막에 목사님이 장례식을 마무리하는 스피치를 했어요. 그리고 장례식은 끝이 났어요. 그럼 방문객은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집으로 오면 되었어요. 

2) 일반 장례식장 

제가 두 번째로 참석한 장례식은 일반 장례식장에서 행한 장례식으로, 남미계 미국인의 장례식이었어요.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30분 정도에 걸쳐서 진행이 되었어요. 장례식장에 들어가면 고인의 이름이 적힌 장례식장이 있고, 들어가면 고인의 가족들이 맨 앞 줄에 앉아 있었어요. 이 장례식도 고인의 가족들이나 참석자들의 상복 색깔은 다양했어요. 이 가족의 경우, 제가 미리 장례식장으로 꽃을 보냈는데, 꽃을 보낼 때는 반드시 고인의 이름을 잘 명시해서 보내야 돼요. 장례식장인 만큼 다른 분의 장례식도 치러지고 있기 때문에 이름이 정확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어요. 꽃의 경우, 우리나라 장례식에서 볼 수 있는 서 있는 조화를 스프레이(Spray)라고 하는데, 꽃색깔도 반드시 하얀색/노란색 국화나 백합일 필요는 없고, 밝은색 꽃이 들어가도 괜찮더라고요. 

고인과 가족들이 모두 개신교 신자인만큼, 장례식도 목사님이 제일 먼저 오프닝 연설을 했어요. 그 뒤로 직계 가족이 고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해요. 특이하게도 장례식 중간에 관에 들어 있는 고인의 시신 중 얼굴을 방문객들에 보여주는 의식(뷰잉, viewing)이 있었어요. 뷰잉의 경우, 고인과 가까운 가족/친지/친구가 줄을 서서 고인의 앞을 지나가면서 작별을 고하는 의식이에요. 뷰잉은 하고 싶은 참석자들만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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